학창시절에 나는 항상 공부하는 환경을 바꿨던 기억이 난다.
어느때에는 집구석에서 아주 조용한 환경에서 귀를 틀어막고 집중했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큰 오디오를 사서 시끄러운 Rock음악을 들으면서 소리치면서 공부를 하기도 했고,
또 어느때에는 집안에서 도무지 공부하기가 싫어 도서관으로 뛰쳐나가 공부를 했었다.
그러다가 대학생 시절에 어느순간 나도 여느 사람들과 같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카페는 상대적으로 번잡하고 시끄러운 공간이다. 동시에 고객들이 너무 오랫동안 널부러져서 앉아있지 않도록 의자가 그리 편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굳이 왜 카페에서 공부를 했을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에 힌트가 나온다.
"맥락의 힘은 행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략을 하나 더 알려준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습관을 바꾸기가 쉽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의 습관을 계속 이어가도록 몰아가는 촉매들과 신호들에서 탈출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색다른 커피숍, 공원 벤치, 평소 거의 이용하지 않는 방구석 자리 등 새로운 장소로 가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보라.
경쟁 신호들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것보다 새로운 맥락에서 연결시키는 것이 더 쉽다"
-> '경쟁신호'가 의미하는것은 예를들어 매일 잠을 자던 침대의 신호는 '잠을 자라'이다. 그런데 '침대 -> 잠을 자는 곳' 이라는 신호를 '침대 ->공부하는 곳'으로 바꾼다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이다. 차라리 새로운 맥락에서 새로운 습관을 연결시키는 것이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학창시절에 그토록 환경을 바꿨던 이유는 새로운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자 함이었다!!(공부가 하기 싫어서 대는 핑계가 아니었다)
공부를 하다보면 갑자기 딴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핸드폰을 보기도 하고,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은 날이면 부정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패턴들이 반복되다 보면 그 장소에 마치 지박령마냥 그 감정과 그 습관들이 매핑되게 된다.
"환경이 물건으로 채워진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관계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라. 우리가 주변 공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내가 앉았던 내방의 의자, 그리고 내 귀에 꽂았던 귀마개 등등 이것들이 특정한 맥락으로 형성되게 되면 그것은 습관이 된다. 물론 이 습관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것으로만 남게 된다면 우리는 그 습관을 지속할 필요가 있고 지속가능하게 되지만(예를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물을 마신다와 같은 단순하면서 좋은 습관), 공부라는 것이 오랜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어느정도 부정적인 감정이 함께 남아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공부하기 위해 신선한 환경으로 전환을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평소의 환경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면 늘 하던 행동을 담습하지 않을 수 있다. 과거의 환경 신호와 다투지 말고 방해꾼 없이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라,
더욱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싶은가? 더 큰 방, 옥상 테라스, 고가의 구조물이 있는 건물로 가라. 특정패턴을 떠올리게 하는 현재와 관계된 것, 일상적인 일을 하는 장소에서 나와라."
->내가 왜 스타벅스에서 공부를 하는 것을 선호했는지 이해가 된다. 많은 카페에서 공부를 해봤지만 유독 스타벅스가 애정이 갔었던 것 같다. 스타벅스라는 공간이 다른 카페와 어떤점이 차별화 됐는지 명확하게는 설명하지는 못하겠다(테이블의 배치, 의자의 높낮이, 그리고 전체적인 공간의 질감, 향, 그 카페에서의 전반적인 색감, 시끄러운 정도, 흘러나오는 음악, 상주하는 사람들의 분위기 등등). 아무튼 아주 그 예민한 감성으로 자리를 탐색하는 나의 본능은 그 스타벅스라는 공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했었던 것 같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531783
'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0) | 2020.06.10 |
---|---|
왜 책을 읽을까? 왜 독서를 해야한다는 강박을 느낄까? (0) | 2020.05.20 |
왜 남의 떡이 커보일까? 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할까? 도파민의 역할 (0) | 2020.05.11 |
호텔 VS 캠핑? 왜 캠핑은 재밌을까? 불편함이 주는 캠핑의 매력 (0) | 2020.05.08 |
[왜?]나 방금 뭐 할라고 했었지? 갑자기 깜깜이가 되는 이유, 기억하는 방법 (0) | 2020.05.05 |